제목 | 신발과 발 질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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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1227 | 등록일 | 2024-06-12 |
제목 | 신발과 발 질환 | ||
조회수 | 1227 | ||
등록일 | 2024-06-12 08:42:41 | ||
신발과 발 질환
대표 원장 고 영 진
맨발로 이 대지를 누비던 사람들에게 발질환은 그리 흔한 질환이 아니었다. 사람의 발은 지구의 자연 환경과 잘 조화를 이루며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였다. 얼마 후 사람들이 자연 환경의 변화에 따라 발을 보호하기 위해 신발을 신기 시작하였으나 신발이 본래의 역할을 벗어나 신분의 상징이나 아름다움의 표현을 위해 이용되면서 발의 수난이 시작되었다. 중세 서양에서는 신발의 높이가 높을수록 높은 신분으로 인정되어 경쟁적으로 굽이 높은 신발을 사용하였으며, 굽의 높이가 30 cm 에 이르는 신발도 있었다. 또한 중국에서는 귀족 여인네들이 전족(Lotus foot, 길이가 10 cm 정도 되는 작은 신발을 착용하여 변형된 발)을 만들어 발을 2의 성(性) 기관으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신발이 이용되었으며, 따라서 근래에 발생되는 발 질환의 1/2은 그릇된 신발의 착용에 의해서 야기된다 하여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므로 멋지고 아름다운(기능과는 좀 동떨어진) 신발을 장기간 애용한 중년의 여성에게서 발 질환이 많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 생각된다.
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몇 가지 신발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보통 뒷굽의 높이가 3 인치(약 7.5 cm) 이상인 구두를 하이힐이라 하는데, 하이힐은 걷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두 앞꿈치의 주름이 발생하지 않아 오래 신어도 예쁜 구두 모양을 유지할 수 있고, 이용하는 여성의 종아리와 엉덩이가 튀어나오며 허리가 잘록하게 보여 관능적인 외모를 자랑할 수 있으므로 많은 여성들이 애용한다. 그러나 하이힐을 오래 이용할 경우 아킬레스건의 단축을 초래 할 수 있다. 아킬레스건의 단축은 모든 발질환의 어머니로 불리 울 만큼, 다양한 발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므로 하이힐과 굽이 낮은 단화를 교대로 이용하면 아킬레스건의 단축을 예방할 수 있으며, 좀더 적극적인 방법은 적어도 하루에 5회 정도 아킬레스건 신장운동(정확하게는 종아리 근육 신장 운동)을 실시하는 것이다.
볼이 좁은 신발도 많은 발 질환을 유발하는데, 특히 무지외반증(엄지발가락이 외측으로 휘는 현상), 모르톤의 신경종(발가락으로 가는 지간신경이 눌려 발가락의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특히 3-4번째 발가락 사이에서 흔히 발생함), 굳은살(티눈) 같은 발질환의 대부분은 좁은 신발에 의해서 발생된다. 이들 질환이 발생된 뒤에는 볼이 넓은 신발을 사용하더라도 통증을 사라지게 할 수는 있으나 이미 나타난 발의 변형은 대게 호전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발 질환에 있어서 치료보다는 예방이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는 길이가 짧은 신발도 여러 가지 발 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발가락의 변형(망치 족지 등), 아킬레스건염, 후종골 활액낭염 등이 있다. 이들 질환도 이미 변형이 발생된 뒤에는 그 치료가 어려우므로 사전에 충분히 큰 신발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어떤 사람에게 특정한 신발이 편안하다 하여 모든 사람에게 그 신발이 편안할 수는 없다. 주위에서 보면 효도 신발, 건강 신발이라 하며 신발을 남용(?)하는데 이런 부화뇌동하는 식의 신발 사용이 발질환의 원인임을 알아야 한다. 또한 발 모양을 그대로 본떠 만들었다 하여 편안할 것 같은 신발도 막상 신어보면 불편한 것은 보행시에는 신발 안에서 발의 위치가 수시로 변하므로 움직이지 않는 상태에서 본을 떠 만든 신발이 불편한 것은 당연하며, 이때에는 보행시 발의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하여 신발의 내부에 약간의 변형을 가하여 주어야 편안한 신발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발 질환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에서 다음의 몇 가지 원칙에 따라 신발을 선택하면 신발로 인하여 발생 될 수 있는 발 질환을 예방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첫째, 오후에 신발을 구입한다. 오후에는 발이 커지므로 오전에는 상대적으로 작은 신발을 구입할 수 있다. 둘째, 10-20분 쯤 걷고 난 후에 신발을 구입한다. 걷고 난 후에는 발이 커지므로 걷기 전에는 상대적으로 작은 신발을 구입할 수 있다. 셋째, 자신의 발보다 엄지 손가락 두께 정도 더 긴 신발을 구입한다. 넷째, 발전체 길이보다 중족골두 길이(발뒤꿈치에서 발의 볼이 가장 넓은 중족골두 까지)가 더욱 중요하다. 발의 길이가 같더라도 중족골두의 길이가 다를 수 있으며, 중족골두의 길이가 맞지 않으면 발에 여러 가지 변형이 발생된다. 다섯째, 안창이 벗겨지는 신발이 좋다. 안창이 벗겨지면 우선 신발의 크기를 측정하기가 편리하다. 벗겨진 안창위에 서있을 때 안창 밖으로 발이 벗어나지 않고, 발의 앞 부분 보다 안창이 엄지 손가락 두께 정도 더 큰가를 관찰할 수 있다. 또한 안창이 벗겨지는 신발은 대게 신발의 안쪽을 잘 만든 경우가 많다. 여섯째, 대체로 신발의 안쪽 면이 일자형인 것이 좋다. 발 질환이 없는 경우에는 관계가 없으나, 많은 발 질환이 종 아치에 문제가 발생되므로 신발의 안쪽면이 일자형이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간혹 갈퀴족(요족) 변형이 있는 경우에는 신발의 안쪽면이 U-자 형으로 움푹 파인 것이 좋다. 일곱째, 화학천 보다는 가죽으로 된 신발이 좋으며, 여러 조각의 가죽이나 천으로 만든 신발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덟째, 할인 세일 기간에 판매하는 운동화는 가급적 피한다. 운동화의 수명은 약 6개월 정도(800-1000 킬로미터 보행 가능) 이며, 사용하지 않더라도 재질의 변화가 초래되어 그 기능을 많이 상실하게 된다. 할인 세일 기간에 판매되는 운동화는 대게 제작 된지 오래된 것으로 그 기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아홉째, 제작한 회사의 사이즈(몇 문이니 몇 호니 하는 고유의 신발 크기)를 믿지 말라. 회사별로 사이즈가 틀려서, 발의 문수에 따라 신발을 구입하면 크거나 작은 신발을 구입할 수 있어 반드시 신어보고 구입하도록 한다.
이와 더불어 좋은 하이힐을 고르는 법에 대해서도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높은 굽일수록 굽의 안쪽으로의 경사가 커야한다. 보행시에 발뒤꿈치가 땅에 닿을 때 무릎이 구부러지며 발 위쪽으로 가는 충격을 완화하는데, 굽의 경사가 없다면 발뒤꿈치가 땅에 미리 닿아 미처 무릎이 구부러지지 않아 상부(무릎, 히프, 허리 등)로의 충격을 완화시킬 수 없게 되며 뒤꿈치의 굽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안쪽으로의 경사가 없다면 급격한 족저굴곡이 일어나 보행의 양상이 비정상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둘째, 신발 안쪽의 경사가 급격하지 않고 뒤꿈치가 앉을 수 있어야 한다. 신발의 안쪽에 경사가 급격하면 보행시에 발이 앞쪽으로 미끄러지게 되어 발가락의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그러므로 신발의 안창 뒤쪽의 뒤꿈치가 앉는 부위는 경사가 지지 않고 편평해야 한다. 셋째, 신발이 잘 벗겨지지 않도록 지지물(끈)이 있어야 한다. 대개 하이힐은 모양 위주로 되어있고 발을 지지할 수 있는 윗창이 적어 신발이 잘 벗겨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작은 신발을 구입하게 된다. 이런 볼이 좁은 신발은 발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간단한 지지물이 달려있으면 볼이 상대적으로 넓은 신발을 구입 할 수 있어 여러 가지 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일반인들의 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남에 따라 여러 매체를 통해 수많은 정보가 전달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많은 부분이 그릇된 정보로 이를 믿고 실행하다가는 발 질환의 악화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발의 통증이 있을 경우에는 발 전문의의 진료 후 적절한 신발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